시장은 상품을 매개로 수요자들과 공급자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을 사려는 의지와 팔려는 의지는 상반된 힘으로 시장에 표출된다. 가격은 상반된 힘의 상대적인 크기에 따라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면서 균형점을 찾아간다. 이처럼 상반된 두 힘이 균형을 이루었을 때 형성되는 가격을 균형가격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장이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시장 실패(Market Failure)라고 한다.
시장실패가 발생하면 효율적 자원 배분을 달성하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역할이 무력해지게 된다. 이렇게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는 경우는 재화의 성격이 비용체감산업이거나 공공성을 지니거나 시장이 외부성이나 불확실성이 있을 때이다.
비용체감산업은 생산기술의 특성상 재화생산량이 증가할 때 단위당 평균비용 (Average cost)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산업을 의미하며 전기,전화,수도 사업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와 같이 초기 투하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생산량의 증가가 비용하락을 가져오는 경우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한 기업이 생산비용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에 자원배분을 맡겨두면 가장 먼저 진입한 기업이 자연스럽게 독점화 될 수밖에 없어 이를 자연독점이라고 한다. 비용체감산업의 존재로 단위당 평균비용이 계속 하락하는 산업을 민간의 자격기구에 일임하면 효율적인 상태로 배분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치러야한다. 그러나 일부 재화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그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소비가 가능하다. 국방이나 치안 등과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이들은 공공재(public goods)라고 부른다. 공공재의 존재에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의 특징이 있어 사용한 만큼 비용을 부담시키기 어렵고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공공재를 시장기능에 맡길 경우에는 공급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생산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시장실패가 일어난다. 이러한 공공재들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이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다. 정부는 세금을 통해 공공재의 공급을 위한 비용을 충당하고, 이를 통하여 필요한 공공재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실패를 가져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불확실성(Uncertainty)이다. 불확실성은 완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만약 모든 경제주체들이 완전한 시장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시장의 효율성은 보장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정보를 비용없이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에서 불확실성의 존재는 거래에 있어서 위험성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거래에 있어서의 위험성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거래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게 되고 시장전체의 비용상승과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제거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의 존재 때문에 보험시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거래되는 상품의 질적 차이로 인해서 거래당사자간에 정보의 차이가 존재하는 '정보비대칭 상황'에서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문제와 역선택의 문제가 있어 불확실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이처럼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의 문제가 존재하는 한 시장실패의 원인이 된다.
시장실패는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므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공해를 발생시키는 외부 비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오염 배출권 판매, 부과금 과세 같은 환경규제를 통해 공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국방, 치안 등 공공재의 경우 정부가 조세를 통한 재원을 이용해 직접 공급을 담당한다. 그리고 정부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각 경제주체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한다.
직업이란 무엇일까? (48) | 2023.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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